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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2년전에 아미고와 함께하다가 결혼을 하면서 공부를 접었던 직장인 입니다. 지금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가 꼭 필요하지만 회사 다니며 바쁘다는 핑계로 공부를 멀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올초에 아기를 낳게되고 육아휴직을 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긴 휴가는 10년만에 처음이었지만 아기낳고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다보니 모든것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말못하는 아기와 집에만 있다보니 이건 뭐 영어는 커녕 한국말조차 버벅거리게 되더군요 ㅋ 이렇게 자신감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다못해 지하도를 뚫고있을 때 문득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10년간의 경력을 이렇게 버리기엔 제 자신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그래서 이 시간을 기회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아무래도 학원에 다니기엔 시간과 여건이 안맞아서 전화영어 위주로 알아봤는데 10분은.. 정말 짧더군요. 레벨테스트정도의 시간으로는 이 큰 마음의 산을 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다시 아미고로 돌아 왔습니다. ㅎㅎ
제가 영어 학원도 다녀보고 회사에서는 선생님도 초빙해서 그룹수업도 해보고 전화영어도 해봤지만 학원이나 그룹수업은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되잖아요. 혹시라도 틀리면 괜히 남들이 속으로 비웃을 것 같기도 하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니까..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수업시간에 질문이란건... 먹는건가요? ..ㅋ 특히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릴때완 다르게 작은 실패도 용납하기 힘들어 아예 도전 자체를 두려워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척을 했지요.
쓰다보니 서론이 완전 길어 졌는데 이 긴 서론만큼이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 몸이 아픈데 공부따위가 다 뭐야라는 생각을 떨치기도 힘들었구요. 근데 진짜 신기한건 뭔줄 아세요? 매일 집에서 아픈곳을 보고 변해버린 내 모습을 거울에 비춰 보며 슬퍼할땐 그게 내 전부인줄 알았는데 목표가 생기고 뭔가를 시작하면서 의욕이 생기고 희망이 보이면서 아픈것도 답답한것도 아주 작게 느껴진다는 거에요.
전 Ivy 선생님과 하루에 한시간씩 한달동안 수업을 했습니다. 요즘 전 수업시간이 기다려지고 한시간이 넘 총알같이 지나가서 쌤이랑 수다만 떨다가 진도 못나간 날도 많아요 ㅋㅋ 하지만 처음 수업하던 날, 밝고 명랑한 Ivy 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한시간동안 보잘것 없는 제 영어능력의 밑천이 드러나는 느낌에 책상에서 혼자 손발 오그라들던 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 하네요 ㅎㅎ
수업 초반엔 교재를 예습할때 답을 연습장에 모두 영작해서 적었습니다. 근데 자신감이 없으니까 자꾸 수업시간에 연습장을 보고 읽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그 후로는 그냥 문제를 보고 적지않고 말로 연습을 했습니다. 그니까 수업시간에 보고 읽는 것보다 버벅거리기는 하는데 제가 어색한 표현으로 말을해도 쌤이 찰떡같이 알아 들으시고 올바른 표현으로 다시 말씀해 주시면 급하게 따로 적지 않아도 수업후에 mp3파일로 들으며 확인할 수 있으니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원래는 쌤이 수업시간에 잘못된 표현은 타이핑해주시잖아요. 그래서 출석부에서 녹음파일 확인할때 코맨트가 있는데 전 쌤한테 따로 적으실 필요 없다고 말씀 드렸어요. 대신 올바른 문장을 한번더 말씀해 달라고 부탁 드렸어요. 모르는 단어는 체팅창에 써주시구요.
수업 후엔 수업내용을 mp3파일로 다시 들으며 받아쓰기를 시도 했습니다. 가뜩이나 녹음된 자기 목소리 듣는게 어색한데 버벅거리는 영어라니 진짜 완전 헐.....ㅠㅠ 그래두 나름 했습니다. 못한날도 많았지만 받아쓰기 하면서 못 알아듣는 부분은 다음날 쌤한테 다시 물어보기도 했구요.
그리고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은 영어일기 페이지였습니다. 전에는 영작을 열심히 해서 맘멈고 글을 써도 이게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서 답답했었는데 지금은 글을 쓰면 쌤이 봐주시고 틀린부분 뿐 아니라 문법에 맞아도 어색한 표현을 더 자연스럽게 고쳐 주시니 정말 좋습니다. 이걸 많이 활용 하셨으면 좋겠어요. 근데 저두 게을러서 그다지 많이는 못했지만..ㅋㅋ
Ivy쌤 저보다 나이는 어리시지만 지금 임신중이시고 저두 출산한지 얼마 안되서 공감대가 잘 형성 되었던것 같아요. 무작정 프리토킹 하려면 오히려 할말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교재의 토픽을 가지고 얘기하다보면 삼천포로 빠져서 가족얘기, 직장얘기 임신, 출산얘기까지 ㅋㅋ 한시간이 결코 길지 않았습니다. 참, 전 Can you believe it 책을 수업 교재로 선택해서 사용했는데 좋은것 같아요. New idioms and expression 에서 새로운 관용구를 알아가고 그걸 이용해 저에대한 문장을 만들다보면 문장을 그냥 외우는것보다 훨씬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어머나 글이 넘 길어져서 빨리 마무리 해야겠네요. 사실 영어공부를 시작한다는것 자체가 너무 새삼스러운 일이잖아요. 식상한 표현이지만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이번에 저에게는 너무 와닿았습니다. 영어공부 지금이 아니라도 맘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작을 안하면 한걸음의 발전도 없다는 것. 시작하는 용기가 단지 공부뿐 아니라 마음가짐도 바뀌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구요, 전 다음달에 뉴욕에 갑니다. 비록 한달이지만 회사에 복귀하기 전에 노랑머리에 파란눈만 보면 겁부터 먹는 제 마음을 바꿔볼까 하구요. 전 지금 아기도 있고 많은 상황이 여의치가 않지만 생애 처음으로 혼자 해외에 나가는 도전을 합니다. 제 마음에 자신감이 조금이라도 더 자라길 바라며..
저의 첫걸음을 도와주신 아미고와 Ivy쌤께 감사 드립니다.
There's no better time than now because there’s no perfect time to do something. Now is just the time to st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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