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창업 후 겪었던 파란만장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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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사업을 시작하다... [3편]
학교 홈페이지와 지식인, 카페 등에 홍보하면서 두 달 만에 10명이던 학생이 30명이 넘어가자 핸드폰비와 해외송금 수수료의 압박이 오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은 강사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무료로 봉사하던 것이 시간과 경제적으로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이 고민을 어떻게 알았는지 Jem은 자기들이 받는 돈을 다 보내지 말고, 나에게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할당하여 핸드폰비와 송금비용 +알파를 챙기라고 먼저 제안을 해주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중간 수수료를 받는 것이 하나의 사업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당연히 사업을 하려면 사업자등록증을 세무서에서 등록하여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몰랐었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몇% 수수료를 내가 갖고 나머지를 송금하는 식으로 하자는 제안을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 드린 것이다.
매주 은행에서 송금을 하다 보니, 항상 남색 정장을 말끔히 입으셨던 해외파트의 김계장님과 서로 가족의 안부를 물을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되었다.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성격 탓에 질문을 많이 하다 보니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성향이 있는 편이다. “계장님은 모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전화를 하시던데 어디에 하는 거에요? 그 콜센터 직원은 모든 것을 어떻게 다 알고 있나요? 그 많은 것을 다 알려면 훈련을 얼마나 받아야 할까요?” 등등… 계장님은 나를 미스 Y님이라 불렀다..) 두 달 쯤 지났을까.. 어느 날 김계장님은, 무슨 일로 이렇게 필리핀에 자주 송금을 하는지 물어보았고, 기다리면서 그 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자 계장님은 이것은 하나의 개인사업과 마찬가지이며 좋은 아이템인 것 같으니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증을 내서 해보라며 어떻게 세무서에서 등록하는 지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아…! 그렇게…..너무나도 얼떨결에 우연한 계기로 우연한 기회가 찾아와 사업이란 스릴 넘치는 분야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아직도 처음 세무서에 간 날이 생각난다. 진분홍의 철쭉과 노란 개나리가 흩날리던 봄이었다. 세무서 민원실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개인사업을 내려는 분들이 각각 잿빛 종이를 작성하여 들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줄을 서있었다. 음식점을 오픈하려는 부부,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할아버지까지… 이것은 하나의 일상에 지나지 않다는 표정으로 전혀 흥분된 기색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자 세무서 직원 분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 보더니 “본인이 차리시는 건가요?” 라고 물었고, 나는 약간 긴장된 목소리로 “네..제가요..” 라고 했다. 그 당시 대전에서는 전화영어라는 분야로 등록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직원분과 나는 이것이 어떤 업태로 들어가야 맞는지 책을 한참을 뒤적거리다가 결국 교육 서비스업으로 하자고 동의하였다. 그리고 몇 분 안 되서 드디어 받게 된 노란색의 사업자등록증에는 대표자 변 노 을 이름 석자가 쓰여있었다.
상쾌한 봄 날씨 때문이었을까, 문 밖을 나오는데 왠지 모를 뿌듯함과 대견함, 열정 같은 것이 용솟음 치는 기분이었다. ‘이제 시작이다. 잘 되겠지 뭐.ㅋ 한번 신명나게 해보자~!’
(2009년 창고를 개조하여 직접 만든 7평짜리 나만의 사무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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